판화_版畵 : Engraving
판화 ( 版畵 : Engraving )
【역사】 현존하는 최고(最古)의 판화는 868년 중국 당(唐)나라 말기에 만들어진 목판 《금강반야경(金剛般若經)》 변상도(變相圖)의 석가설교도(釋迦說敎圖)이다. 음각·양각의 석면(石面)에서 취하는 탁판(拓版)이며 기원·공양을 위한 인형식(印形式)의 소불상 등이 판화되었을 것으로 상상된다. 송(宋)나라 이후는 서적의 삽화용 목판이 성행하였고, 명나라 말기에 이르러서는 매우 정교해지고, 원(元)나라 때 세속적으로 성행한 연화(年畵:新年의 장식화)는, 명(明)나라를 거쳐 청(淸)나라에 들어서면서 전국적으로 만들어졌다. 2세기 초 중국에 출현한 제지(製紙)기술은 14세기에 유럽에 전하여져 동세기 말부터 15세기에 날염용 목형(木型)을 헝겊에서 종이로 진보시켜 목판화를 낳게 되었다. 남독일·이탈리아에서 호부(護符)의 성상(聖像)이 판화되고, 15세기 중기에 출현한 활자의 판과 결부되어 목판삽화가 되고, 처음에는 판목에 먹을 칠하여 종이를 덮고 그 위를 문지르는 프린트방식이었으나 16세기 초에는 활자인쇄기를 사용한 다색(多色)인쇄를 하게 되었다. 15세기 중기부터 독일·이탈리아 등에서 금속오목판[凹版]이 출현하고 마침내 이 표현에 적합한 동판이 발견되어 양감(量感)·원근(遠近)·명암(明暗) 등의 르네상스 사실(寫實)을 발전시켜 16세기 후기 이후는 목판을 압도하여 유럽에 있어서 판화의 전통을 만들었다. 부식법의 에칭도 뒤늦게 시도되었으나 널리 쓰이게 된 것은 17세기의 네덜란드에서이고 18세기에는 메조틴트[點刻版]·아콰틴트 등이 성행하여 점차 복제기술화 경향을 낳았다. 18세기 말에는 두 가지 새 기술이 생긴다. 하나는 뮌헨의 제네팔다가 소개한 석판이며 다른 하나는 영국의 토머스 뷔크에 의한 세로[斷面]목판이다. 전자는 금속평판으로 이행되고, 후자는 볼록판[凸版]활자와 짜맞추어 1공정 인쇄를 가능하게 하였다.
중국의 목판화는 길고도 복잡한 발달과정을 거쳤으며 송·원나라 때(960 - 1368)는 삽화나 책표지로 사용된 것이 많다. 독립된 판화로 보이는 것은 명나라 말과 청나라 초, 즉 1640년에서 1800년 사이에 제작된 희곡·소설을 주제로 한 것과 풍경·인물화 등인데 이 시기를 중국의 판화황금시대라고도 한다. 1340년에 나타나는 2색 목판화와 종이에 물감의 번짐을 이용한 수인화(水印 ,중국의 전통적인 목판공방에서 수성물감으로 찍는 다색 목판화의 총칭)는 일본의 유명한 우키요에 판화에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 된 인쇄물을 가졌는데 바로 신라시대의 '무구정과대다라니경'이다. 연대는 확실치 않으나 석가탑을 완성하면서 넣었다고 추정하는 '751년의 것'과 당시 중국과의 시대적인 상황에서 본 '704-706년의 것'이라는 두가지 설이 있다. 목판화로서 삼국시대의 것은 아직 발견된 것이 없으며, 고려에서 목종 10년(1007)개성의 총지사에서 지주 석홍철 스님의 간행으로 명기된 '보협인다라니경'의 변상도가 있다. 1234년에는 목판인쇄의 단점을 보완해 세계 최초로 금속활자를 발명,새로운 인쇄방법을 제시했다. 우리나라 고판화에서 흥미로운 사실은 중국이나 일본과는 달리 다색 판화가 거의 보이지 않고 검정색과 붉은색으로 찍은 목판화가 많다는 것이다. 고판화의 역사를 편의상 개국에서 1909년까지,근대는 1910년부터 1959년,현대는 1960년으로부터 현재까지로 잡고 보면, 근대의 판화작품은 거의 보기 어렵고,1968년 '한국현대판화가협회'가 창립되면서 비로소 활기를 띠게 된다.
일본의 제지술은 서기 610년 경 담징에 의해 전해졌다. 동양 재래의 방법으로 만든 일본 종이를 '와시'라고 하는데, 서양에서요즈음에는 오리엔탈 페이퍼라고 부르던 것을 제패니스 페이퍼라고 부를 정도로 그 위력이 대단하다. 한편 에도시대가 되면서 유명한 우키요에가 등장하는데,우키요에란 한마디로'에도시대의 서민생활의 풍습을 그렸던 풍속화'다. 우키요에는 주로 목판화로 제작되어졌는데, 17세기 중반에 서구 회화의 영향으로 중국 소주의 목판화에는 원근법을 강조한 '안경화'라는 것이 생겨나는데 우키요에는 이 영향을 받았다고 한다. 다색 우키요에 목판화를 '니시키에'라 하기도 한다. 이 목판화는 1889년 하야시(1852-1906)라는 판화상이 파리에 일본미술점을 설립하면서 대대적으로 유럽에 알려지게 되는데, 일본 역사를 되돌아 볼 때 판화는 이미 고대로부터 적극적으로 수용, 발달해왔다고 볼 수 있다.
현존하는 서양의 목판화 중에서 가장 오래 된 것은 1423년 작품인 작가 미상의 <성 크리스토퍼>가 있으며, 그 이전의 작픔으로 추정되는 것도 있다. 목판화의 태동으로 보이는 성물(聖物)과 날염 으로 유럽 각지에서 나타나며, 이 시기가 지나면서 밀도있는 작품들도 나타나는데,우리나라의 부적처럼 여행자들이 안전을 기원하는 의미에서 이것을 몸에 지니고 다니며 집에 붙이기도 했는데,대개 교회나 수도원에서 제작되었다. 문맹자들을 위해 성서 이야기가 목판·동판화 등의 삽화로 제작되기도 했다. 뒤러(Albrecht D rer 1471 - 1528)는 목판화 350점,동판화 150점을 남기고 있을 뿐 아니라 그 당시 판화가로서 최고의 위치를 누렸다. 유럽에서 1500년 초에 나타났다는 '키아로스쿠로 목판화'는 독일과 이탈리아에서 크게 유행했다. 키아로스쿠로란 '명암'을 뜻하며 동일색 계통의 다색 목판화를 가리킨다. 동판화의 발명자로 알려져 있는 피니게라(Maso Finiguerra 1426- 64)는 당시의 금은세공자로서도 중요한 인물이며,숀가우어(Martin Schongauer 1470?-91)는 화가이면서 115점의 동판화 작품을 남긴 금은세공자로도 유명하다.
1445년경에는 구텐베르크(Johannes G.Gutenberg 1440?-68) 에 의해 서양식 활판인쇄술이 발명되고 피니게라에 의해 조각 오목판화가 종이에 프린팅 되었다고 전한다. 1480년경의 작품으로 보이는 작가 미상의 드라이포인트(뾰족한 송곳으로 금속 판면에 직접 화면을 그려 찍어내는방법) 기법에 의한 작품도 있다. 또한 금속이 산에 녹는 성질을 이용한 부식기법이 1513년 독일의 홉퍼(Daniel Hofer 1470?-1536)와 그라프(Urs Graf 1485?-1528?)에 의해 연구되었고 렘브란트(Rembrandt Van Rijn 1606-69)는 당시 특수한 혼합 부식액인 네덜란드 부식액으로 완벽한 오목판 화면을 창출해냈다. 1642년에는 독일의 지겐(Ludwig Von Siegen 1609-1680?)에 의해 메조틴트기법이 발명되고, 1646년에는 프랑스의 보스에 의해 동판화 법서가 발행되었다.
1768년에는 이탈리아의 프린스(Jean Baptiste Prince 1734-81)가 아콰틴트기법을 발명했으며, 이것이 스페인의 고야(Francisco Goya 1746-1828)에 의해 완전정착되면서 동판화는 확실한 조형세계를 확립하게 되엇다. 그러다가 국제적으로 석판인쇄술이 발명되면서 획기적인 변화를 맞이하게 되는데 1798년 독일의 제네펠더(Alys Senefelder 1771-1828)에 의해서다. 석판화는 목판화나 동판화처럼 볼록·오목한 화면을 물리적으로 만들어 프린팅하는 방법과는 달리 물과 기름을 이용한 평판인쇄에 해당하는 화학적 인쇄방법으로 종전의 방법보다 값싸고 손쉽고 빠르게 대량 인쇄하는 방법이 제시되었다.
고야·도미에·르동·쉬레 그리고 유명한 로트렉 (Toulouse Lautrec 1864-1901)은 다색 선판화로 포스터를 제작했고 콜비츠(Kathe Kollwitz 1867-1945)는 민중을 대변하는 수단으로 석판화를 제작했다. 그러다가 현대 석판화공방(TAMARIND Lithography Workshop)에 의해 이루어졌다. 비영리 연구기관으로서포드재단으로부터 원조를 받아 작가들과 협력할 수 있는 프린터의 양성과 작가들의 자유로운 창작 장소로 개방하고 엄격한 작품 관리를 할 수 있는 학예원을 양성할 목적으로 생겨난 이 공방은 10년 간 약 75,000장의 작품을 만들었고,1970년 뉴멕시코대학의 판화과에 합병되어 가로(Antreasian Garo)와 클린턴(Adams Clinton)에 의해 석판화 기법서 <타마린드의 석판술>이라는 전무후무한 책을 1971년에 발간하면서 새로운 개념의 공방과 지침서가 제시되기도 했다. 그곳 출신으로 유명한 타일러(Kenneth Tyler)는 로스엔젤레스에 제미나이판화공방을 1965년에 설립하고,1974년 뉴욕 근처에 타일러공방을 만들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이 제미나이공방과 타일러공방은 미국의 판화공방의 역사이면서 현대 판화공방의 메카역할을 하고 있다. 잘 알려진 라우센버그, 재스퍼 존스, 호크니, 마더웰, 로젠퀴스트, 스텔라 등의 작품이 이 공방들을 통해 제작되었다.
공판화의 대표적인 판종인 실크스크린은 1907년 영국의 심슨(Sanuel Simson)에 의해 공식적으로 알려지게 되는데,실은 1870년경 프랑스에서 염색을 위해 최초로 사용되어졌고 그 이전에 이미 동양에서 발견되었다. 그 후 실크스크린은 다른 판종보다 저렴하고 능률적이며 프린팅하고자 하는 매체에 손쇱게 인쇄할 수 있어 크게 성행하게 된다. 현대 산업사회에서는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TV브라운이나 컴퓨터칩도 이 인쇄가 아니면 제조할 수 없을 정도다. 사진술 및 동력인쇄기의 출현에 의해서 복제기술의 경향을 띠고 있던 긴 판화의 역사는 인쇄공장에서 사진제판과 대량생산으로 바뀌었으나, 19세기 후반 이래 이 변화에 저항하여 화가 스스로가 판을 만들어 회화표현의 창작 판화가 어느 나라에서나 생겨 지금에 이른다.
【종류】 판화는 판의 종류에 따라 볼록판·오목판·평판(平版)·공판(孔版)의 네 가지로 나뉜다. 이 밖에 볼록판의 볼록부에 물감을 칠하지 않고 덮은 종이 위에서 물감을 문지르는 형식의 탁판이 있다. 판의 재료는 매우 많으며, 벚나무·박달나무·배나무·단풍나무 및 합판 등을 쓰는 목판 외에, 종이·천·수지제품·화학제품·광물 등 다양하나, 볼록판형식에서는 목판, 오목판형식에서는 동판, 평판형식에서는 석판이 판 재질에 의한 대표적 호칭으로 되어 있다. 목판은 판목 사용법에 따라 판면(板面)목판과 세로목판으로 나뉘고, 동판은 오목부[凹部]를 만드는 방법에 의하여, 수공적(手工的)으로는 드라이포인트·조각동판(彫刻銅版)·점각판(點刻版), 약제의 부식성을 이용한 것에 에칭·에콰틴트 등이 있으며, 석판에는 지금까지 석재를 사용하였으나 지금은 거의 징크판(금속평판)이고, 공판은 판지(板紙)를 사용하는 동유지판(桐油紙版)에서 등사판·실크스크린 등으로 발전하였다. 작가가 자기 그림을 판에 의하여 표현하는 경우를 창작판화라 하고, 기작의 그림을 양산을 목적으로 판에 의하여 복사표현하는 경우를 복사판화라고 한다. 또 단독으로 감상되는 것을 독판 또는 단판, 두 장 이상이 1조가 되는 것을 연작(連作), 그 가운데서 스토리에 의해 구성되는 것을 연속판 또는 연작판이라고도 한다.
판화는 오리지널 판화와 복제판화 두 종류가 있는데,판화의 정의에서 이야기한 단어에 Original을 붙여 Original Graphic 또는 Original Printmaking(영), Original Gravure(프), Original Druck Graphik(독)로 표기한다. 오리지널 판화가 되기 위해서는 크게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는 작가가 판화 제작을 목적으로 한 밑그림을 그리고 원하는 기법으로 직접 만들어 제작하는 것을 말하고,둘째는 작가가 참여하여 지시대로 공방의 프린터가 찍고 이것을 작가 자신이 인정하는 것, 셋째는 제작된 것에 오리지널을 알리는 작가 자신의 서명과 일련의 한정번호를 적고 원판의 폐기를 원칙으로 제작된 것을 일컬어 '오리지널 판화'라고 할 수 있다. 복제판화란 앞에 이야기한 것 이외의 것을 말한다. 다시 말해 유명 인기작가의 판화,유화,수채화 등을 원화로 해서 찍어 내었다면 당연히 복제판화로서의 존재가치는 인정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작가나 화상의 도덕성의 문제이기도 하다. 기술상으로 대개 복제판화는 사진을 이용하여(기계를 빌림)판을 만들고 프린트 해낸다고 보는 경우가 있으나 그렇지 않은것도 있으며,이렇게 제작된 것은 사진의 망점이 남는다고 보고 있기도 하나 그렇지 않은 것도 있다. 작가는 오히려 이러한 기계적인 과정을 빌려 제작하는 경우도 있다.
복제할 가치가 있는 것은 정확히 배껴서 복제판화로 제작되어 옛날이나 지금이나 귀중한 자료나 사료로 남아 있는 것도 많다. 인쇄물이란 '도서나 신문 등 인쇄된 물건의 총칭'이라고 우리 국어사전에는 정의하고 있다. 또 인쇄란 '판면에 잉크를 묻히고 판면의 문자,그림 등을 종이,깁(명주실로 바탕을 좀 거칠게 짠 비단)등에 박아 많은 복제를 만드는 일'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여기서 주의 깊게 보아야 할 것은 책이나 달력,신문 등 일반적으로 우리가 많이 접할 수 있는 값싼 것,예술적 가치를 지니지 않는 것을 말하며,기술상으로는 얼핏 보면 판화 제작과정과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이나 대량 생산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제작과정을 거의 기계에 맡겨 제작되는 것이 큰 특징으로 볼 수 있다. 오리지널이냐 복제냐의 문제는 수집가의 몫이기도 한데 이것을 구별할 줄 아는 안목을 가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특히 판화의 종류(판종.기법)를 구분하는 데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작고작가 작품의 경우, 생전에 작가 본인이 판을 만들어 놓은 것을 유족이 프린탱 해낸 것은 국제협회에서 복제작품으로 명시하고 있다. 판화는 크게 볼록판,오목판,평판,공판,콜라그라프,모노타입, 입체판,영상판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볼록판의 대표적인 판종으로는 목판화를, 오목판의 대표적인 판종으로는 동판화를, 평판의 대표적인 판종을 석판화를, 공판의 대표적인 판화를 스크린 판화로 들 수 있다. 흑과 백의 단조로운 목판화와 스크린판화,섬세하고 박힌 듯한 화면의 동판화,회화적인 석판화를 각 판화의 특징으로 볼 수 있는데,판화 제작에서 목판,동판,석판화 등은 판면에 묻힌 잉크(색,면 등)를 제대로 찍어내기 위해 프레스기를 이용한다. 이 기계는 단순히 종이에 정확히 전사하기 위해서인데, 인쇄기, 인쇄소, 출판사, 기자라는 말로 쓰이는 Press는 여기서 그 어원을 찾을 수 있다. 판화기계란 자동화된 인쇄기계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원시적인 압력의 힘을 빌리는 데 불과하다.
수집가로서 입문단계에서 판종(기법)별로 단번에 구별하기란 어렵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양질의 판화를 찾게 되는 데 종이의 구겨진 것,프린트 상태,기법,한정부수 표기나 작가의 사인,원판 폐기 유무,때나 티글 등과 지우개질한 부분의 유무, 종이의 뒷면도 확인하면 도움이 된다. 판화모음집(Folio)은 헐어버리면 책의 낙본과 같이 되어 가치를 말할 수 없어 외국의 경매에서는 낙본된 것은 예외가 되기 일쑤다. 우선 화랑에서 구입할 경우 액자에 들어 있는 작품은 피하라는 말을 하고 싶다. 액자에 들어 있는 것은 프린팅 상태나 작품에 손상이 가므로 못쓰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액자를 할 대도 중성 양면 테이프나 중성의 풀을 사용하는데,몽땅 붙이거나 발라서는 곤란하며 부분적으로 (고정만 될 수 있게)풀이나 테이프를 사용토록 하고, 더 좋은 방법은 작품에 손상이 가지 않게 받치거나 끼우거나 해서 물리적으로 고정시키는 것이 이상적이다. 구입한 작품들은 둘둘 마는 것도 좋지 않다. 항상 퍼진 상태로 액자에 넣는 것이 좋고,판화 전문 액자집에 맡기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판화작품의 각격은 대개 화상이 결정하는데, 우선 작가의 지명도,제작,공방,기법,프린팅 상태, 한정부수 등에 의해 가격 결정이 된다.
【제작】 판화의 제작은 원화·제판·쇄판(刷版)의 3단계에 의해 이루어진다. 원화는 판재(版材)에 직접 그리는 직접원화와, 종이 등에 그린 것을 판재로 덮거나 판지 등을 써서 전사(轉寫)하는 전사원화가 있고, 완성 후의 직접원화 화면은 좌우가 역위치가 된다. 복제판화에서는 이 경우, 원화를 복사한 사진을 이용하는 수가 많다. 목판·동판의 제판에서는 요철부를 나타내기 위해서 나이프나 철필 등을 사용한다. 동판에서는 산성(酸性) 약제에 의한 부식을 하고, 돌 또는 금속의 평판에서는 물과 기름의 반발작용이 이용된다. 공판도 수공법과 약액법(藥液法)이 있고, 이것들은 거의 병용되어 복잡한 화면효과를 낳고 있다. 판화에는 단색과 다색이 있는데, 단색에서는 밝은 바닥에 암색(흑색)으로 그림을 나타내는 양각(陽刻)과 반대로 암색 바닥에 밝은(백색) 화선(畵線)으로 표현하는 음각(陰刻)이 있고, 중간의 것은 선의 강약·조밀·교차나 점의 다소 또는 선염법(渲染法) 등을 쓰며, 단색과 다색의 사이에는 판 효과를 해하지 않을 정도로 필채색을 가한 것[單色筆彩]이나 바닥에 색이 있는 종이를 쓰거나 하는 방법이 있다. 다색판화에서는 필요한 색의 수대로 판을 쓰고, 프린트를 거듭하기 위해서 용지를 고정시켜 색면의 엇갈림을 방지한다. 다색판화는 원화를 보면서 진행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그림의 윤곽선을 찾아, 먼저 제1의 판[主版]을 만들고, 그것에 의해 차례차례 색면판을 만드는 주판법과, 전화면에 펼쳐지는 선묘 등이 없을 경우, 각각의 색면을 떠서 다수의 색면판을 만드는 색면법이 있고, 또 미리 종이를 암색으로 하여 음각의 한 판을 명색으로 칠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부차적으로 여러 판을 쓰는 음각법도 쓴다. 제3단계의 쇄판에서는 프린트하는 도구가 중요하며, 동양의 목판에서는 부드러운 죽피(竹皮)로 만든 공을, 유럽에서는 활판교정기(活版校正機) 등을 사용한다. 동요판(銅凹版)의 경우는 원통형의 압반(壓盤)에 의하여 오목부의 잉크를 종이에 전사하는 데 적합한 원압방식(圓壓方式)이 쓰이고, 돌이나 금속의 평판에서는 판을 덮는 금속판을 강압하면서 찍는 찰과압장치(擦過壓裝置)가 일반적으로 쓰인다. 판의 물질이 엷은 공판의 경우에는 판도 압반과 함께 원통형으로 한 윤전압(輪轉壓)도 이용이 가능하다. 판의 화재(畵材)에는 수성과 유성이 있는데, 목판처럼 어느 것이나 가능한 경우는 적다. 금속오목판이나 평판은 유성이고, 볼록판에서는 세로목판·지판(紙版)·석고판·리놀륨판 등에는 유성이다. 한국의 경우에는 닥나무로 만든 한지(韓紙)가 가장 유효하게 쓰인다. 그러나 흡수성이 강하므로 특수한 경우 이외는 아교에 백반을 섞어 반수(礬水)를 발라 흡수성을 조절한다.
판화는 조각에 있어서 소형의 브론즈와 마찬가지로 유명한 예술작품의 복제수단으로 널리 보급되어 실제로 작품을 볼 수 없는 사람들의 욕구를 채워주는 복제의 예술이며 기술이다. 기원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종교적 필요에서 불경과 성서의 이야기를 시각적으로 전달하기 위한 삽도(揷圖)에서 비롯되었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물론 활자도 유효한 수단이었으나 문맹률이 높았던 당시의 민중에게 호소하는 데는 도상이 문자보다도 한층 유효한 수단이었으며 이런 유의 판화에는 예술적으로 뛰어난 것도 있으나, 대개 문화사적 기록이나 자료로서 가치 있는 것이 많다. 이러한 순예술적 목적 이외의 이의적(二義的)·종속적인 복제성 때문에 판화 일반을 회화 등의 1점 생산의 오리지널한 것에 대하여 예술성에서 다소 소극적 평가가 생긴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근대·현대에 이르러서는 판화개념이 달라졌다. 사진의 발명으로 복제수단으로서 기능을 다하고, 판화나 회화가 기계적인 사실성 추구라는 점에서는 사진에는 미칠 수 없음을 깨닫고 새로운 국면을 연 것이다. 즉 휘슬러·고갱·툴루즈로트레크·보나르·뭉크 등 19세기 말에 활약한 화가들의 목판화나 석판화는 삽화적·설명적인 성격이 강했던 종래의 판화의 틀을 대담히 타파하였다. 20세기에 들어서도 칸딘스키·놀데·키르히너 등 독일의 표현주의 작가들은 목판화에서 새로운 표현가능성을 찾았으며, 초기의 피카소·브라크·비용 등도 큐비즘적인 시점을 그대로 판화의 세계에 도입함으로써 ‘오리지널 판화’의 위치는 확고한 것이 되었다.
판에 의해 그린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회화와 다른 독특한 특징이 있다. 그리는 과정이 1.밑 그림을 정하고, 2.판을 만들고, 3.박아서 그림으로 하는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손으로 그리는 것 못지 않게 기계를 사용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판화는 사진과 인쇄술의 발달에 따라 그 종류가 매우 다양할 뿐 아니라 그 효과가 섬세하 고 예리하고 분명해서 현대 감각에 잘 맞아 현대 회화의 일종으로 매우 환영받고 있다. 또한 여러 장을 제작할 수 있다는 것과 기술제작이라는 두가지 특징은 기계 문명의 시대인 현대에 알맞아 특히 환영받고 있다.
판화는 종이에 잉크가 찍히는 원리에 따라 볼록 판화, 오목 판화, 평판화, 공판화 등으로 나뉘며 여기에서 다시 재료에 따라 더 세부적으로 나눌 수 있다.
볼록 판화
볼록 판화는 판화의 가장 단순한 원리로 초등학교 때 고구마에 무늬를 새겨 찍던 것과 같은 원리이다. 즉 판의 볼록한 부분에 잉크를 묻혀 종이에 찍는 방법으로 양각과 음각의 원리를 이용한다.
나타내고자 하는 그림을 볼록하게 새겨 이에 물감을 묻혀 찍는 것을 양각, 나타내고자 하는 그림을 오목하게 하여 볼록한 곳에 묻힘으로써 그림이 밑종이 바탕색으로 나타나는 경우 를 음각이라고 한다. 판을 새기는 데는 조각도가 필요하며 그것의 종류로는 창칼, 납작칼, 세모칼, 둥근칼 등이 있다.
1. 목판화
볼록 판화 중 가장 대표적인 판화는 목판화이다. 판이 나무이기 때문에 쉽게 구할 수 있으 며 파기도 쉽다. 느낌은 단순하나 마치 동양화와 같이 담백하고 품고 있는 세계가 넓고 깊 다. 특히 사용하는 나무의 성질이 여러 가지여서 그 결이나 나무테를 이용하면 매우 재미있 으며 일부러 표면을 톱으로 자른 그대로 사용하기도 한다. 원래는 단순하나 현재는 기법을 많이 연구하여 종류가 많아지고 있다.
2. 고무 판화
결이 없어서 파기에 좋으며 재료도 간단하다. 결에서 주는 효과가 없으므로 조각칼로 팔 때 파는 방법에 의해 결을 준다. 고무판이나 리놀륨판에 밑그림을 그린 후 직접 파고 목판 화와 같이 종이에 찍는다.
3. 지판화
종이의 표면에 따라 다양한 효과를 낼 수 있는데 예를 들면 골판지나 점 무늬로 오톨도톨 한 종이를 사용하는 것 등이다. EH한 종이를 가위로 자른 것과 손으로 찢은 효과도 서로 다른데, 손으로 찢어서 사용할 때는 종이에 찍을 때 기술이 필요하다. 판에 두꺼운 판지를 오려 붙여서 볼록판을 만든 후 볼록한 곳이 잉크를 묻혀 찍어낸다. 이 에 찍어내기도 하고 프로따쥬(문지르기)식으로 할 수도 있다.
4. 탁본화
탁본은 판면에 종이를 얹어 놓고 그 위에 물감을 칠하는 방법이다. 동전이나 무늬가 있는 유리 위에 종이를 얹고 크레용이나 연필로 문지르면 무늬 가 새겨지는 방법이다. 이는 프로따쥬와 같은 방법으로 판면을 만들어서 문지르기도 하고 나무결 같은 것에 직접 문지르기도 하는데 방법이 간단하고 쉽다.
습탁법 판면에 종이를 얹고 종이에 물을 뿌린 후 오목한 곳을 종이도 오목하게 들어가도록 옷솔이나 수건 등으로 누른 다음 조금 말랐을 때 다른 헝겊에 먹물을 찍어 이 판본에 두드림으로써 튀어나온 부분만 먹이 묻게 하는 것이다. 동에 새겨진 무늬나 기와에 새겨진 무늬 또는 비석에 새겨진 글씨를 분명히 보기 위해서 많이 사용한다.
오목 판화
오목 판화는 판면에서 볼록한 면을 깨끗이 닦아내고 들어간 곳에 잉크를 채워 오목한 곳의 잉크를 종이에 찍는 방법이다. 때문에 들어간 곳의 잉크가 종이에 옮겨져 돋아오르게 찍혀 지는데 동판은 대부분 이에 속한다. 면을 나타내기보다는 선의 표현이기 때문에 예리하고 섬세하며 특수한 기계와 잉크가 필요하다.
1. 동판화
동판화란 질산 등을 사용해서 금속면을 부식시켜 오목하게 하여 판을 만드는 것에서 비롯 된 이름이다. 보통 사용되는 금속은 동판이나 아연판의 0.5~1mm 두께이다. 오목판화의 대표 적인 판화로 선 표현이 좋으며 복잡한 스케치가 효과적이다. 지폐나 증권 등 세밀하고 정밀한 인쇄는 동판 인쇄이다.
2. 드라이 포인트.
동판화와 같으나 오목한 부분을 부식시키지 않고 판을 직접 철필로 깊이 파내는 방법이다. 사용 도구는 동판화와 같으나 부식시키는 과정이 없으므로 판과 철필, 그리고 잉크와 압축기가 필요하다. 판으로는 셀룰로이드 판, 알미늄판, 아연판 등을 사용한다.
평판화
판을 새기는 것 없이 평평한 판면에 잉크를 묻히고 종이를 덮어 찍는 것으로 물과 기름이 섞이지 않는 성질을 이용한 것이다. 석판이나 아연판이 이에 속한다. 그릴 때의 붓의 터치가 표현되며 판을 깎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부드러운 느낌이 든다.
1. 석판화
석판이나 아연판 이외에 유리를 사용하기도 한다. 제작 방법과 사용 재료는 다음과 같다.
1) 판(대리석, 아연판, 유리 등) 위에 지방성의 돌, 크레파스, 색연필 등으로 그림을 그린다. 판 면의 효과는 처음의 뎃상이 충실히 나타나므로 우연적인 효과를 전혀 바랄 수 없으나 자유 로이 그릴 수 있다.
2) 혼합액(아라비아 고무 + 질산)을 발라 말린 후 표면 전체에 물을 바르면 그림 부분이 물을 분리하므로 그림 부분에는 물기가 없어서 잉크를 받게 된다.
3) 로울러로 잉크를 칠하면 그림 부분만 잉크가 묻는다. 이때 붓을 사용하여 텃치를 내기 도 한다. 오점이 생기는 것은 경석봉으로 문질러서 지우며 판면 전체에 송진 가루를 뿌리고 여분의 가루를 씻어낸다.
4) 평판용 압축기로 찍는다.
2. 모노타이프
원판에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기름 잉크가 마르기전에 급히 그려 인쇄함으로 작가의 열정이 그대로 표현되며 많아야 3-4 작품만 제작된다.
제작방법
1) 유리판, 셀룰로이드 판, 책받침 등에 인쇄 잉크를 골고루 묻힌다.
2) 마르기 전에 면도날이나 송곳 또는 넓은 면적을 긁을 경우엔 넓적한 칼로 표현하고자 하는 형태를 만든다.
3) 그위에 종이를 덮고 찍어낸다.
오리지널 판화의 정의
1. 화가 혹은 판화가가 오로지 자신의 판단 아래 판화 작품의 매수와 테크닉을 결정지을 권리를 갖는다.
2. 모든 판화 작품에는 그것이 오리지널임을 보이기 위해 작가의 사인뿐만 아니라 전체의 에디션 매수와 함께 일련번호가 기재되어야 한다.
3. 일단 에디션이 끝난 판은 그 판이 목판이건 석판이건 그 밖의 판이건 에디션을 끝났음을 알리는 뚜렷한 마크를 표시하거나 아니면 훼손시켜버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4. 위의 원칙들은 오리지널 작품이라고 생각되는 판화작품, 즉 작가 자신이 원래 판을 제작한 경우, 다시 말해서 나무판을 직접 깎거나 돌위에서 직접 작업을 하는 등의 판화 작품에 적용되며,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복사품(Reproduction)으로 간주되어야 한다.
5. 복사품에는 어떠한 제약도 불가능하다. 그렇지만 복사품은 오리지널 작품과 확연히 구분할 수 있도록 그것이 복사품임을 밝히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복사품의 찍혀나온 정도가 오리지널에 흡사할 경우에는 그것이 인쇄공에 의해 찍혀 나온 것임을 알리기 위해 작가의 이름과 인쇄소나 인쇄공의 이름을 복사품에 명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작가 사후의 판화 작품에 대해 오리지널이냐에 대한 판결에서 유족들의 책임하에 이루어진 사후 판화는 오리지널과는 다르지만 복제품이라고 볼수 없다는 판결이있다.
다음 내용은 경일중학교 김재호님이 네이버 지식에 올린 내용입니다.
1. 판화의 특징
① 간접 표현 : 판을 통해 종이에 찍기 때문에
② 복수성 : 두 장 이상 여러 장 찍을 수 있기 때문에
③ 독특한 효과 : 판재와 기법에 따라 표현이 다양함
④ 실용성 : 연하장, 각종카드, 포스터 등의 인쇄(인쇄성)
⑤ 판의 좌,우가 바뀌어 찍혀짐(공판화 제외)
※복수성 : 모노타이프는 제외
2. 판화의 용구
* 볼록 판 - ①조각도 ②바렌(문지르개) ③롤러 ④잉크 ⑤잉크판 ⑥판재
* 오목 판 - ①프레스기 ②묘침 ③그라운드액 ④질산
* 평 판 - ①석판 ②해먹 ③리소크레용 ④혼합액 (아라비아고무액) ⑤붓
* 공 판 - ①실크스크린 ②스퀴지
3. 판화의 구조
볼록 판 / 오목 판 / 평 판 / 공 판
4. 판화의 종류
* 볼록 판
①목판화 ②고무판화 ③지판화 ④리놀륨판화 ⑤직판화(음각) ⑥석고판화 ⑦야채판화
* 오목 판
①에칭(동판화) ②드라이포인트 ③인그레이빙 ④애쿼틴트 ⑤메조틴트
* 평 판
①석판화(리소그래피) ②유리판화 ③모노타이프 ④옵셋인쇄
* 공 판
①실크스크린 ②스텐실 ③등사판화(등사인쇄)
5.판화의 특징
* 볼록 판
①선명하고 강한 흑백의 대비
②칼자국의 효과
③대상의 단순화를 통한 선,색의 간략한 아름다움
④볼록한 부분에 잉크를 칠함
⑤반대로 찍힘
* 오목 판
①날카롭고 세밀한 선의 표현(펜화와 같은 효과)
②가장 세밀한 판화
③반대로 찍힘 *지폐, 증권 등의 인쇄
* 평 판
①붓(해먹)이나 크레용(색연필,양초)의 질감표현
②물과 기름이 반발하는 성질 이용 (석판화)
③농담, 부드러운 묘사 - 회화적인 느낌
④반대로 찍힘
* 공 판
①좌우가 바뀌지않고 그대로 찍힘
②등사의 원리와 같음
③종이를 판밑에 놓음
④단순화된 형과 색
⑤포스터 등 다색판화에 많이 이용
6. 판화의 제작 과정
* 볼록 판
구상스케치(원화그리기) → 밑그림그리기 → 밑그림 뒤집어 붙이기 → 조각칼로 새기기 → 롤러로 잉크 칠하기 → 바렌(숟가락)으로 찍기
* 오목 판
동판(아연판)에 그라운드 액칠 → 묘침, 송곳으로 새기기 → 판을 질산에 부식시키기 → 부식면에 잉크칠(표면의 잉크는 닦아낸다) → 프레스기로 찍기
* 평 판
석판 위에 해먹이나 리소크레용으로 그림 그리기 → 아라비아 고무 액 칠하기(건조시킴) → 물 칠하기 → 롤러로 잉크칠하기(해먹이나 리소크레용으로 그린 부분에만 잉크가 묻는다) → 종이를 얹고 석판 프레스기로 찍는다
* 공 판
틀에 실크 씌우기 → 필름만들기 → 감광액 바르고 감광 → 씻기 → 스퀴지로 인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