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미술_槪念美術 : Conceptual Art
개념미술(槪念美術: Conceptual Art)
미니멀 아트(minimal art) 이후에 대두한 현대미술의 한 경향이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에 '미술대상물의 非물질화'를 겨냥하는 이 反형식주의 운동은 미술은 관념이나 그 遂行의 과정에 있는 것이지 그 결과로 나타나는 대상물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개념미술가들을 작가와 '감상자'들 사이에서 이윤을 올리는 仲介人 역활을 하는 화랑이나 평론가들에 반대했다. 그들은 작품 또는 '정보'가 마음에서 마음으로 직접 전달되기를 바랬던 것이다. 어휘나 언어가 일반적으로 주요한 요소로서 사용되고, 사진 또는 도표로 나타내는 문서 등을 수단으로 종래의 예술에 대한 관념을 외면하고, 완성된 작품 자체보다 아이디어나 과정을 예술이라고 생각하는 반(反)미술적 제작태도를 가졌으며 끝없는 여러가지 유형의 非시각적이고 腦에 작용을 加하는 활동이나 이벤트 등을 했다. 조세프 코수드의 경우 미술 用語에 대한 辭典의 定義들을 사전복사로 확대했고 존 볼데사리는 '이야기 미술'을 만들었는데 이는 미술사의 '주요 기념비적 존재' 옆에다 미술에 관한 이야기들을 인쇄한 것이었다. 이는 대상물을 없애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와 같은 현상은 동 유럽권을 포함해서 북미·남미·오스트레일리아 및 일본에까지 확산되어 있다. 그리고 그 맥락은 예술의 ‘최소한’을 강조하는 미니멀 아트의 논리적 귀결에서 찾을 수 있다. 또한 네오다다이즘 이나 플럭스(flux) 파문을 일으켰던 1960년을 전후하여 여러 기존형식을 파괴하는 일련의 운동과 함께 거의 같은 시기에 발생하였다. 그러나 이 개념미술의 선구자는 M.뒤샹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는 13년 미술가의 역할에 대하여 “물질을 교묘하게 치장하는 데 있지 않고 미의 고찰을 위한 선택에 있다”는 정의를 내렸다. 이것이야말로 개념미술의 근본적인 미학이다. 뒤샹은 《레디 메이드:Ready-made》와 그 이후의 작품들을 통하여 형식과 기교 및 회화의 낭만성을 버리고 평범한 대상물과 사상쪽으로 관심을 기울였다. 이러한 동향은 예술 일반의 전통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결과적으로 그는 아무런 미술작품도 제작하지 않은 셈이다. 그러나 그는 생활 그 자체가 미술이요, 조형활동이기도 하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그는 이미 미술가들이 창조자로서의 존재에서 밀려나와서 연출자나 제조자로 빠져들어갈 함정을 예견하였던 것이다. 뒤샹의 작품은 60년대 말기에 홍수처럼 쏟아져 나온 미국의 신진 개념미술작가들이 계속 추구한 아이디어의 원천이 되었다. 개념미술의 또 다른 원류는 다다이즘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정신적인 갈등과 혼매(昏昧)에서 탄생한 다다이즘은 허무주의적인 내용과 반미술적인 형식을 띨 수밖에 없었다. 그러한 상황과 흡사한 60년대의 정신적인 고갈에서 많은 젊은 미술가들은 반물질적인 태도로 작품을 만들었다. 즉, 물질적인 형태를 갖추지 않은 조형예술을 추구하였다. 산업적으로 조립된 회화와 조각은 미술에서 점차적으로 ‘손재주’가 제거당하는 구체적인 증거로 나타났다. 복잡한 형태가 허물어지는 당연한 귀결로서 나온 것이 바로 미니멀 아트였다. 그러다가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미술작품 자체를 제거하려고 시도하는 새로운 바람이 곧 개념미술이다. 물질적 대상에서 심리적 이미지로 옮겨간 비약적인 변천이고, 그 내용은 보통 사진이나 문서, 상투적 문구 또는 일상적인 산문뿐만 아니라, 때때로 작가들의 공식적인 서명을 수단으로 하여 형성되었다. 어떤 비평가가 지적한 바와 같이 이러한 변천된 사항은 미술을 문학으로 대체하려는 것 같은 인상 마저 풍기는 것이다. 개념미술의 대표적 작가인 J.코주드는 사전의 낱말풀이를 그대로 신문에 실어 작품으로 발표하였고, D.후에불러는 《지속적인 단편들》이란 명칭으로 작품을 내놓았는데, 이것은 지도와 도면에 기록을 남긴 것이다. 특히 개념미술은 상품으로서의 작품을 거부함으로써 미술작품의 소유권에 대한 개념을 약화시켰다. 이것은 곧 수집가·미술가 및 전통적인 미술작품에 적용하는 모든 가치기준을 거부하는 공격의 화살이다. 따라서 이 미술가들은 자신을 장인(匠人)이 아니라 ‘마음’이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은 거의 모든 사물을 미술작품으로 제시하게 한다. 그들의 주제는 일반적인 것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것도 포용한다. 사소하거나 심오한 것, 사실이거나 추상적인 그 어느 것도 가리지 않는다. 한정된 주제와 꾸며낸 조형이 아니라 가능성의 전달을 의도한다. 따라서 작품은 조형물의 결과에서가 아니라 거기에는 표현되어 있지 않은 미술가의 관념에서 우러나온 가치성에서 찾아야 하며 이러한 견해에 따르면 감상자는 메티에· 마티에르를 부정한 작품 또는 작품의 흔적을 대하면서 거기에서 작가가 추구한 과정 또는 관념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