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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원 작품/전원출신작가

제48회 목우공모미술대전 특선/탄지지간_구로구미술학원

by 태풍되고픈천둥 2012. 4. 24.

48회 목우공모미술대전 특선

 

작품명 : 탄지지간 (彈指之間)

 

원장님 출품작품

 

 

 

 

작품명 : 탄지지간 (彈指之間)

화가 김태윤

 

 

 

 

 

< 작품 의도 >
빠르게 흘러가는 세월, 하지만 살아가는 것이 그다지 쉽지 않은 현실을 반증(反證)하기
위해 작가의 과거 모습(유화)과 현재 모습(혼합재료)을 대비적으로 표현하되
한국적인 색()의 주색을 사용해 서로 다른 평면, 다른 재료, 다른 기법으로
표현해서 과거와 현재는 전혀 다른 시간이면서도 분리할 수 없다는 철학적 의미를
표현해 보고자 했습니다.




:: 작품 제목 : 탄지지간 (彈指之間) _ 손가락을 튕길 사이라는 뜻으로, 아주 짧은 동안을 이르는 말.


< 작가의 작품 설명 >
작품에 대한 의도를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작품은 크게 두 공간으로 구분됩니다.




첫 번째로 유화 부분은 거울을 통해서 본 작가의 모습으로 좌우가 바뀐 모습입니다.
하지만 배경의 달력은 바로 된 모습이죠. 거울을 통해서 본 모습이 아닙니다.
왜일까요? 자신이 제 모습을 볼 수 있는 방법은 거울 뿐입니다. 그래서 작가의 모습은
거울을 통해서 본 모습을 그렸지만 세월을 의미하는 달력(세월)은 인간의 능력으로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바뀔 수 없고 거스르지 못함을 표현하기 위해 거울을 통해서 본
모습으로 그리지 않은 것입니다.


배경의 달력 66일에는 메모 형식으로 34주기 현충일 이라고 빛바랜 글씨가 있습니다.
과거의 기록 중 현충일을 선택한 이유는 구도적으로 현충일이 달력의 중앙부에 있어서
선택하게 된 것도 있지만 그보다 어린 시절 작가를 너무도 사랑해준 형님이 서울 동작구에
있는 국립서울현충원에 잠들어있기 때문입니다. 그림에 대한 작가의 관심과 능력을 처음으로
인정해 준 사람이기도 합니다.
현충일 34주기라면 1988년을 말하는데 그 해는 작가가 군 전역 후 대학교에 복학을 해서
열심히 작업하던 해로 그 때 작가의 모습입니다. 하지만 그건 과거입니다. 돌이킬 수 없는
과거 말입니다.


지나간 과거는 빛바랜 모습일거라고 생각들 하지만 어제는 오늘보다 젊다는 의미에서
과거를 표현한 유화 부분은 현재의 모습보다 선명하게 표현했습니다. 하지만 젊음이
화려하지만은 아니하기에 외투주머니에 영어 ‘MOSS(이끼)’라는 글자를 그려 넣었습니다.
당연히 ‘MOSS’란 글자도 작가 자신이기 때문에 거울을 통해서 본 좌우가 뒤집힌 모양으로
글자를 표현했습니다. 'MOSS'는 한자로 ()’인데, 는 작가가 어릴 당시에
필독서였던 천자문의 마지막 글자로 焉哉乎也(언재호야)에 있는 한자입니다.
’(이끼야, 어조사야)는 조사(助詞)로 그 자체(작가 자신)의 의미는 없어도
없어서는 안 된다는 의도로 작가 자신을 비유한 것이고, 위를 올려다보는 모습은
이상(理想)을 향한 젊은 작가의 초상(肖像)입니다.








두 번째로 유화 이외의 부분은 수채물감과 파스텔을 사용해서 표현하였는데, 이 부분은
아교로 코팅이 되지 않은 오리지널 천에 수채물감과 파스텔을 사용해서 그렸습니다.
천에 수채화를 한다는 것 자체가 어려운 작업이지만 원하는 분위기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그 곳에 지금 현재의 작가 모습을 온전한 모습으로
그리지 않고 대상을 분해하고, 재구성하여 여러 각도에서 본 모양을 표현한 입체파
형식의 표현 방법을 선택한 이유는 현실 세계의 불확실성을 간접적으로 형상화하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안경을 벗고, 팔짱을 끼고, 가볍게 벽에 기댄 지친 현재 작가의 무표정한 정면 모습은
세상에 대한 작가의 침묵을 말하고, 현실을 외면하고픈 인간의 나약함을 표현하기
위해 작가의 옆모습을 배경에 그려 넣었습니다.
그리고 작가의 이 모습은 작가 본인이 볼 수 없는 모습으로 타인에게만 보여 지는
모습입니다. 즉 타인이 작가를 볼 때는 유화 부분의 모습이 아니라 바로 이 모습대로
작가를 본다는 것입니다.
(잘 모르시겠다면 머리카락 가르마 위치를 비교해보세요.)
사람이나 그림이나 평가(評價)는 주체인 본인이 하는 것이 아니라 그 대상을
보는(같이 살아가는) 사람들이 내린다는 의미입니다.








작가는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성장하고, 살아가고, 있음을 표현하고자 한국의 색()
색동천의 원색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그 색상으로 살아가면서 순수했던 영혼이
사회적 관념과 예리한 삶의 칼날아래 멍들고 해부되는 모습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과거의 유화부분과 현재의 수채화 부분을 통과하는 붉은 색은 제목 탄지지간
(彈指之間)의 뜻처럼 빠르게 흘러간 세월을 표현하기 위해 한 번에 아래에서 위로
큰 붓으로 휙 칠한 느낌을 표현 한 것입니다.


즐겁고 행복한 시간은 빠르게 흘러가는 것처럼 느껴지고, 힘들고 어려운 시간은
더디게 가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지금 대한민국 서민들의 현실은 그다지 살아가기가
녹록하지 않음에도 탄지지간을 제목으로 선택한 이유는 왜일까요?


있는 사람이나 없는 사람이나,
잘난 사람이나 못난 사람이나,
젊은 사람이나 늙은 사람이나,
생각하고 살아가는 사람이나 생각 없이 살아가는 사람이나,
배부른 사람이나 배고픈 사람이나,
우리 모두는 똑같은 시간을 정신없이 먹고 살아가기 때문입니다.


작품에서처럼 과거와 현재를 서로 다른 평면, 다른 재료, 다른 기법으로 표현함으로써
과거와 현재는 전혀 다른 시간이면서도 분리될 수 없다는 작가의 논리를 표현함으로서
사람들 개개인들이 책임져야할 자아(自我)의 세계, 본인들이 만들어 놓은 세상과 현재
본인의 모습을 이제는 되돌아봐야할 때가 아닌가 하는 생각에서 이 작업을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