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인 ( design )
주어진 목적을 조형적으로 실체화하는 것. 의장(意匠)·도안을 말하며, 디자인이라는 용어는 지시하다·표현하다·성취하다의 뜻을 가지고 있는 라틴어의 데시그나레(designare)에서 유래한다. 따라서 디자인은 미적 가치만을 목표로 하는 일반 미술과는 달리, 미적 측면과 기능적인 측면을 동시에 충족시키며 현대에 와서는 인간의 감성적 측면 까지를 다루는 학문으로 발전하여 왔다. 얼마전 까지만해도 디자인은 제품, 환경, 공간요소를 미적 측면과 기능적 조화의 통일을 목표로 하였다. 하지만 사회의 변화와 디자인의 다각화및 세분화로 인하여 인간의 감성적 측면을 다루는 감성공학까지도 디자인 작업에 고려하여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다. 따라서 디자인은 인간의 끈임없는 의식 속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창작활동이며 사회의 발달에 따라 디자인의 영역 또한 세분화 되어가고 있다.
포괄적 의미로서 디자인이란 “인간의 정신적인 생각을 구체화 시키는 작업”으로서 어떠한 것을 기획하고, 계획, 초안, 구상, 밑그림, 도안, 설계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디자인의 행위가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머리속의 아이디어를 구체화 하기위한 아이디어 스케치, 렌더링, 모델링 등이 있으며 현대에 와서는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컴퓨터의 발명으로 디자인의 행위 자체가 컴퓨터에 많은 비중을 두고 있다. 컴퓨터의 발명과 발달에 의해 현대 디자이너들은 아이디어의 전개, 수정, 모델링을 과거의 디자인 표현 방법에서 벗어나 컴퓨터의 의존도를 높여 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컴퓨터의 발달은 현대 디자인에 있어 디자인의 방법론적인 변화와 새로운 디자인 요소를 더욱포괄적으로 표현 할 수 있는 시대를 열어 주었다고 할 수가 있다.
일반적으로 디자인이란 사용목적에 따라 미적가치와 기능적가치를 추구하는 작업으로 분류되어 왔다. 하지만 디자인의 더욱 깊은 의미를 찾아보면 “주어진 문제의식과 목표를 향하여 새롭게 계획하고 합리적인 문제해결을 통한 보편적인 답을 구하는 창작활동”이다. 그리고 디자인이란 부분을 위한 것이 아니라 대중을 위한 목표의식을 가지고 출발 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디자인 작업에 있어 시각적이고 입체적인 모든 작업은 인간으로 부터 출발하며 인간을 고려한 디자인이야말로 21세기를 향한 디자인의 조건이라 할 수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오랜 세월동안 디자인이 응용미술, 산업미술, 도안, 생활미술등의 단어로 사용되어져 왔다. 19세기 산업혁명은 대량생산에 의한 제품의 대중화만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나머지 제품에 대한 질(Quality)의 저하현상이 일어났다. 이러한 산업혁명이후 많은 디자인의 시행착오를 거쳐 현대에 이르렀다. 현대 디자인의 주요 목표는 단순한 장식적측면 보다는 제품의 기능과 구조, 제품의 조형성, 인간공학, 감성공학 까지를 고려한 복합적이고 인간위주의 디자인으로 변화하여 왔다.
디자인은 관념적인 것이 아니고 실체이기 때문에 어떠한 종류의 디자인이든지 실체를 떠나서 생각할 수 없다. 디자인은 주어진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여러 조형요소(造形要素) 가운데서 의도적으로 선택하여 그것을 합리적으로 구성하여 유기적인 통일을 얻기 위한 창조활동이며, 그 결과의 실체가 곧 디자인이다. 산업혁명 직후의 디자인은 순수미술에서 획득한 미술적 요소를 산업에 응용하는 픽토리얼 디자인(pictorial design) 이상으로는 이해되지 못하였으나, 19세기부터는 기계·기술의 발달에 따른 대량생산과 기능주의 철학에 입각한 새로운 개념의 디자인으로서 이해되기 시작하였다. 디자인은 항상 인간의 의식적인 노력으로 구체화되는 실체의 세계인 것이다. 인간이 의미 있는 것을 실체화하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노력해온 결과가 인간의 생활이고, 문명의 세계이며, 따라서 생활의 실체, 문명의 실체가 곧 디자인의 세계인 것이다.
19세기에서 20세기 초에 이르는 동안의 디자인사(史)는 이념의 시대였으며, 디자인의 주된 논의는 미적인 것(미의 절대성)과 기능적인 것(미의 공리성)에 대한 것으로서 오늘날까지도 디자인에 있어서 중심과제는 이와 같은 두 가지 가치규범에 대한 것이다. 19세기부터 끊임없이 추구되어온 디자인은 산업기술과 예술을 합일(合一)하여 새로운 예술을 성취하는 것이었기 때문에 현대 디자인은 곧 산업 디자인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산업 생산에서의 미의 과학(la science du beau dans le domaine de la production industrielle)으로서 이해되며, 생산성을 바탕으로 기술적인 것(과학)과 예술적인 것이 조화된 실체로서 인간의 생활에 기여하는 것이다. 현대 사회는 디자인과 인간이 영위하는 생활환경과의 관계가 대단히 긴밀하고 복잡다단하다.
현대 디자인에 있어서 디자인을 분류에는 여러가지 방법이 있으나 여기 나열한 디자인 분류방법은 디자인을 평면과 입체, 공간과 환경, 공예와 건축등 여러가지 방법적인 접근을 통하여 분류하였다. 물론 건축을 디자인의 분야로 보기보다는 건축 자체로 구분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되나 과거 바우하우스 교육이념에서 보여주듯이 건축을 하나의 조형성을 갖춘 종합예술로서 구분 할 수가 있다.
디자인의 종류는 대체로 다음과 같이 3종류로 크게 나눌 수 있다.
① 인간생활에 필요한 정보와 지식을 넓히고 보다 신속·정확하게 전달하기 위한, 시각을 중심으로 하는 시각 디자인(visual design),
② 인간생활의 발전에 필요한 제품 및 도구를 보다 다량으로, 보다 완전하게 생산하기 위한 제품디자인(product design),
③ 인간생활에 필요한 환경 및 공간을 보다 적합하게 하기 위한 환경 디자인(environment design) 등이다.
【시각 디자인】
* 시각디자인의 세부분류
- 그래픽디자인(Graphic design)
- 광고디자인(Advertising design)
- 타이포그래피(Typographic)
- 일러스트레이션(Illustration)
- 편집디자인(Editorial design)
- 컴퓨터그래픽(Computer graphic)
- 영상디자인(Reflection design)
- 포장디자인(Package design)
- 에니메이션(animation)
- 사인디자인(Sign design)
우리가 흔히 그래픽디자인이라고 하며 현대의 정보화 사회에서는 시각정보디자인, 시각커뮤니케이션, 시각디자인등의 명칭으로 사용하고 있다. 시각디자인은 우리가 가장 쉽게 이해하려고 한다면 인간의 시각을 통해서 창작되어지고 정리화된 작업을 말하며 만져서는 그 디자인의 느낌을 알 수가 없지만 시각을 통해 느끼고 생각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그래픽 디자인(graphic design)이라는 용어로 더 일반화되어 있는 시각 디자인은 광고 매체로서의 회화적 표현수단이나 문자, 또는 일러스트레이션(illustration)을 사용한 것에서 그 원형을 찾을 수 있다. 오늘날의 시각전달 매체의 대부분을 이루고 있는 신문· 잡지의 광고, 텔레비전 CF(commercial film), 영상광고(映像廣告), 심지어 대형 간판과 같은 시각 디자인도 그 발단은 포스터에서 찾을 수 있고, 또 포스터는 18세기에 서적의 일러스트레이션이나 서커스 광고에서 그 원형을 찾을 수 있다. 따라서 그래픽 디자인에서 ‘graphic’이라는 용어가 ‘인쇄(印刷)’라는 용어와 관계가 있기는 하지만, 인쇄 디자인 또는 인쇄 매체에만 한정해서 사용되지는 않는다. M.맥루안(1911∼)의 말대로 사람의 눈[眼]이 확대된 것이 책이라면, 책의 확대개념은 분명히 정보일 것이며, 따라서 그래픽 디자인은 일체의 정보를 디자인하는 분야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확대된 산업사회의 여러 정보를 시각적으로 디자인하는 분야이기 때문에 시각 디자인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이다.
오늘날 인쇄술과 전파매체, 사진의 발달에 의한 시각(vision)의 확대는 지각대상(知覺對象)을 확대시킴과 동시에, 그것을 방증(傍證)하였다. 그래서 그래픽 디자인은 종이(인쇄술)에서 텔레비전 CF·영화·대형간판, 그리고 슈퍼 그래픽(super graphic)이라고 말하는 환경 그래픽(environment graphic)으로까지 발전하고 있고, 산업사회에서 대량생산에 의하여 촉진되는 대량전달의 한 수단으로서 그래피즘(graphism)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픽 디자인, 또는 시각 디자인은 대중을 조종하고, 설득하고, 변형시키고, 교육시키는 감화형식(感化形式)을 시각적으로 창조해야 하기 때문에 대중에게 봉사한다는 윤리적 책임감이 그 기본이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그래픽 디자인, 또는 시각 디자인은 ‘사회적인 예술(social art)’이라고 할 수 있다. 시각 디자인의 분야는 크게 그래픽 심벌(graphic symbol)과 일러스트레이션으로 분류된다.
〈그래픽 심벌〉
① 포노그램(phonogram):엄밀하게 말해서 디자이너의 연구대상이 아닌 언어 그 자체라고 말할 수 있지만, 디자이너는 문자(文字)의 형태를 기능적으로 그리고 아름답게 조형(造形)함으로써 더욱 다양한 활자체를 개발하여야 한다.
② 로고그램(logogram):인간의 구체적인 경험과 연상(聯想)의 일반성에 쉽게 동일화하는 기차·사람·전화기와 같은 물건을 양식화(樣式化)하여 만든 구상적인 심벌(영상심벌:image-related logogram)과 과학이나 수학과 같은 분야에서 지각개념을 지칭하기 위하여 대상물의 추상적 개념의 지각적 내용을 도식화한 지각 심벌이 있다.
〈일러스트레이션〉
시각전달 기능을 보완하는 방법과 수단 가운데 그 성격상 심벌이나 사인(sign) 이외의 모든 회화적 또는 조형적 표현을 일러스트레이션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일러스트레이션은 시각 디자인의 목적이나 기능에 따라 다양하다. 즉, 시간 전달을 위한 캘린더, 공간 전달을 위한 지도, 각종 도표(diagram), 상업적인 목적을 가진 인쇄를 위한 일러스트레이션, 순수하게 기록적인 일러스트레이션(동식물 도감, 역사적인 기록), 보이지 않는 과학의 세계(미생물의 세계나 미래와 미지의 세계)를 위한 상상도, 심지어 사진이나 전시를 위하여 표현된 것까지도 전달을 위한 일러스트레이션이라고 말할 수 있다.
【제품 디자인】
인간의 생활용품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제품 디자인은 공예품을 다루는 공예가의 역할과 공업생산품을 다루는 디자이너의 역할을 포함한다. 제품디자인이란 작게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생활하며 만지고 사용하는 일상적인 생활용품 즉 바늘, 연필, 칼, 시계등으로부터 크게는 지하철, 비행기, 우주선등 인간생활에 사용되어지는 모든 제품을 이야기한다. 일반적으로 제품디자인을 공업디자인, 산업디자인등으로 이야기하며 제품디자인을 세부적으로 분류하면 많은 영역의 디자인 분야를 가지고 있다.
* 제품디자인의 세부분류
- 전자제품 디자인
- 팬시용품디자인
- 자동차 디자인
- 조명디자인
- 생활용품 디자인
- 산업기기 디자인
- 3차원적 제품디자인
- 가구디자인
〈공예〉
공예(handicraft)라는 용어는 옛날 중국에서 사용되었는데, 당시에는 오늘날의 예술개념으로 사용되었으나, 그 내용이 점차 한정되어 오늘날에는 실용목적을 가진 미적인 제품 행위를 가리키게 되었다. 공예디자인이란 과거 고대에서 중세를 거쳐 많은 예술적 바탕위에 다양한 악세사리및 생활용품의 디자인을 말하며 수공예적인 경향이 짙다.하지만 오늘날에는 기계에 의한 제품도 포함된다. 공예디자인의 기본 원리 또한 일반 디자인의 원리와 같이 실용적가치와 미적가치를 동시에 지닌 조형품을 총칭하는 말이다. 공예의 영역은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제조하는 과정과 미적기호품을 창조하는 두가지 영역이 있다. 공예디자인이 인식되기 시작한것은 19세기 미술공예운동(Art & Craft)에 의해서 였다. 수공예는 목적에 봉사하는 수단이나 손재주(mannual skill)가 중요하고, 또 공예가 자신이 선택한 재료로서 실용적인 재료를 다루며, 한 사람의 감수성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유기적으로 제작되는 경우를 말한다. 바로 이러한 감수성과 제품과의 유기적 관계가 기계에 의해서 파괴되어 일상생활 제품의 질이 파괴되었다고 생각한 W.모리스(1834∼96)는 수공예 부흥운동, 즉 미술공예운동을 전개하였다. 그래서 초기 디자인 운동의 선구자들은 바로 이러한 직관적이고 유기적인 수공예의 전통과 특질을 회복하기에만 급급하였던 것이다.
산업사회가 시작되면 대량생산성의 디자인(공업 디자인)과 희소성의 공예품에 대한 가치기준이 달라지게 되었다. 가끔 미적인 것을 희소성과 동일시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질적 수준이 낮은 개인 공예가의 공예품도 미적인 것으로 오해되는 경우가 있었다. 공예품이란 근본적으로 디자인에 비하여 수적으로 희귀하나, 그렇다고 해서 공예품이 더욱 미적으로 우수한 특질로서 존중될 수는 없을 것이다. 공예품과 기계제품의 공업 디자인은 현재의 우리들의 생활문화를 형성하는 실체들이기 때문에 생활화를 위한 전제 위에서 질적으로 가치가 있도록 생산되어야 한다.
〈공업 디자인〉
공업 디자인이란 대량생산을 하기 위해서 제품을 분석·개발·창조하는 실천을 말한다. 공업 디자인의 목표는 타당한 가격과 폭넓게 공급할 수 있는 가격으로 생산될 수 있어야 하며, 대량으로 투자하여 생산하기 전에 반드시 보장할 만한 형태로 형성되어야 한다. 이러한 의미의 공업 디자인이 하나의 직업으로 전문화된 시기는 1920년대 후반으로, 미국에서 N.B.게데스(1893∼1958)를 비롯한 여러 디자이너들이 처음으로 공업 디자인 사무실을 개설하고 디자인을 기업화시켰을 때였다. 초기 산업시대에서 디자인의 개념은 아주 피상적인 것이어서, 대부분의 경우 장식으로 제품의 겉모양을 꾸미거나 기계제품에 미술적인 요소를 응용하는 것에 지나지 않았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이보다 훨씬 더 제품 그 자체에 밀착되어, 디자인에 의하여 제품 그 자체의 존재가치가 결정되며, 인간의 생활 그 자체를 결정하는 하나의 중요하고 심각한 과제가 되고 있다.
【환경 디자인】
환경디자인이란 인간이 생활하는 환경을 종합적으로 디자인하는 행위를 말하며 자연환경과 도시환경등을 포함한 디자인을 말한다. 현재 한국에서 환경디자인이라는 단어가 사용되고 있으나 이러한 의미는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인테리어디자인이나 환경조각과는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환경디자인이란 일반적 스케일개념의 디자인이 아니라 우리 주위 환경(Environment)과 인간인자의 스케일을 비교 분석하여 도심속 또는 자연의 환경을 인간에게 편리하고 유용하게 디자인하는 것을 말한다. 1950년대초 독일 울름조형대학의 초대학장 막스 빌에의해 환경형성(Umwelt gestaltung)이라는 영역이 생겨났다. 환경형성이란 환경디자인(Environmental design)과 같은 의미로서 도시디자인,건축, 시각디자인, 산업디자인등과는 디자인 방법론적 접근에서 차이를 발견할 수가 있다. 디자인의 모든 원리가 인간의 편리하고 풍족한 삶을 추구하는 도구로서 존재하는것과 같이 환경디자인도 인간의 보다나은 환경 창조를 위한 작업이다.
환경디자인이란 단어는 1960년대 현대문명의 발달로 환경문제가 중요시되었으며 이러한 환경속에 환경디자인이라는 영역이 대두되었다. 현재에는 일반적으로 건축환경에 대한 디자인을 가리키는 경우와 정원, 공원, 광장, 도로및 외부시설등 외부환경의 전반적인 것으로 구분된다. 현대인에게 환경이란 개념은 우주공간(aero-space) 개념으로 확대되고 있다. 인구가 증가하고 자연환경이 파괴되면서 파생되는 각종 공해 때문에 인간이 살아갈 환경에 대한 문제는 심각하게 대두되었다. 환경에 대한 기본적인 사고는 인간이 살아가는 삶의 현장이기 때문에 인위적인 유기체로서 통합 디자인의 개념으로 받아들여져야 하며, 모든 디자인이 재구성되어 환경으로 통합되어야 한다는 데 있다. 환경 디자인에서 디자인과 플래닝(planning)은 서로 분리할 수 없는 부분이나, 실제로는 다른 사람이 담당하고 있기 때문에 다소 다른 개념을 가지고 있다. 디자인은 정확한 형(型)과 배열을, 문제해결을 통해서 달성하며, 플래닝은 그 골조와 그것을 수행하는 단계에서 계획 입안자에게 조언하는 기술적인 과정을 말한다.
【현대 디자인의 배경】
현대 디자인은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초에 걸쳐 일어난 산업혁명에 의한 기계·기술의 발달 때문에 일어나게 된 여러 문제와 밀접한 관계를 가져왔다. 기계와 예술이 서로 만남으로써 초래된 전통과 혁신 사이의 대립과 갈등, 미학상(美學上)의 혼돈 속에서 새로운 양식을 모색하려 했던 끊임없는 노력으로 디자인사(史)는 점철되어왔다. 실로 산업혁명은 기계에 의한 대량생산이라는 생산수단의 변혁으로 말미암아 그때까지의 공예관에 커다란 혼란을 야기시켰다. 기계에 의해 재래의 생산방법이 변하였고 제품을 사용하는 대중이나 생산에 사용할 재료 및 공예가의 기술에 대해서도 전혀 알지 못하는 새로운 제조업자의 세대가 기계로 제품을 생산하였기 때문에 일상용품은 더욱 조잡해졌으며, 훌륭한 질의 제품을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J.러스킨(1819∼1900), W.모리스 등이 최초로 문제를 제기함으로써 현대에 이르는 일련의 디자인 운동이 전개되었다.
W.모리스는 기계에 의한 대량생산 때문에 생활제품의 질이 극도로 타락하게 되었다는 비판에서, 수공예적인 생산방법을 통하여 좋은 질의 제품을 대중에게 보급해야 된다는 미술· 공예운동(Arts and Crafts Movement)을 전개하였다. 이 운동은 곧 유럽에 영향을 미쳐 프랑스의 아르 누보(Art Nouveau), 독일의 J.슈틸, 오스트리아의 제체시온(Sezession), 이탈리아의 스틸레 리베르티(Stile Liberty) 등으로 확대되었다. 아르 누보는 H.v.de 벨데(1863∼1957), J.호프만(1870∼1956) 등이 주축이 되어 곡선적이며 동적인 식물 무늬가 많은 장식 위주의 디자인 운동을 벌였다. 이 운동은 프랑스 로코코(French Rococo) 양식이나 당시 유행하였던 일본 양식에 있었던 것은 아니고, 이러한 양식이 가지고 있는 특질을 19세기 당시의 생활에 알맞도록 새로운 형태를 창조하자는 데 있었으며, 또 그 목적은 미술과 산업을 통합하는 데 있었다. 회화·조각 그 자체로서가 아니라 실용을 위한 대상에 직접 관계하였다는 데 모리스 이념의 다른 한 측면을 볼 수 있으나, 결과적으로는 장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과잉장식, 쾌락주의적이기까지 하여 기계시대에서는 불가피하게 단명에 그치고 말았다.
제체시온 운동은 과거의 예술양식으로부터 탈피하고 “양식은 결정된 개념으로 시작되는 것이 아니고 근대생활이 요구하는 필연에서 조형으로써 성립한다”는 이론을 가지고 새로운 시대의 획기적 조형공간을 지향하였다. 이 운동의 추진자들은 용도·재료·구조에 따르는 필연적인 형태나 특징을 무시하거나 변형하지 않고 지나친 장식을 강조하지 않았으며, 간결한 직선미를 강조하였고 자연적 형태의 장식적 적용에서는 극도로 단순화된 리드미컬한 구성 속에 추상적·기하학적 형식을 취하였다. 이 이론과 실천은 후에 독일공작연맹(DWB:Deutcher Werkbund)을 거쳐 바우하우스(Bauhaus) 때 완성되었다.
독일공작연맹은 예술과 공업과 상업이 잘 협동하여 훌륭하게 만드는 굿디자인(good-design) 운동을 실천하였으며, 바우하우스는 산업과 접촉함으로써 디자인의 사회화운동에 기본이 되는 교육적 성취와 현대 디자인의 이정표를 정립하였다. DWB의 목적은 제품의 규격화·표준화(standardization)를 수립하는 데 있었다. 이러한 시도에 곧 반대 견해가 일어났는데, 그것은 주로 H.v.de 벨데의 예술가적이고 개성주의를 주장한 J.슈틸류의 견해에 의한 것이었다. 이러한 이념상의 대립은 바우하우스 시대에서도 W.그로피우스(1883∼1969)와 J.이텐(1888∼1967)의 이념논쟁으로 확대되었으며, 오늘날에도 미의 공리성을 추구하는 방향과 미의 절대성을 추구하는 가치체계로 분리되어 있으나, 이러한 두 가지 가치체계를 오늘의 사회에서 균형 있게 공존할 수 있게 한다면 어느 정도 현대 디자인의 성과를 달성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예술을 민주화한다는 이념과 예술을 산업화한다는 방법을 통해서 어느 정도 질의 윤리적 평준화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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